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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09

배움이란

배움이란 의미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고 느끼는 현재의 경험들을 의미화하는 것이다.
우리의 경험들을 의미있게 만드는 것, 통일성을 부여하고, 일관된 설명이 가능하게 하는 것, 즉 해석하는 것이다.
따라서 배움이란 끊임없는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 즉 경험의 해석과정이다.

Jack Mezirow, Transformative Dimensions of Adult Learning, 1991. p. 11

사람들은 저마다의 "습관화된 기대의 틀sets of habitual expectation" 또는 "의미관점meaning perspective"을 통해 감각된 자료들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기억한다. 의미관점은 Albert Wolters가 설명한 세계관일 수도 있고, Thomas Kuhn의 패러다임일 수도 있고, Sara Little의 신념체계일 수도 있다. 여기서 매저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점은 사람들이 외부의 정보들을 수용할 때 주체적으로 이미 스스로 가지고 있는 의미를 부여하는 어떤 구조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책상 위에 놓여있는 사과를 본다고 할 때, 그 사과가 주는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는 단순한 과일로, 다른 사람에게는 누가 남기고 간 쓰레기로, 또 다른 사람에게는 그리고 싶은 대상물로 수용된다. 이렇게 같은 사물을 놓고도 다른 의미가 만들어 질 수 있는 원인은 그 대상물 자체의 속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상의 실체를 수용하는 수용자의 "의미관점"의 차이 때문이다. "의미를 느낀다", "의미를 부여한다", "의미를 창출한다", 또는 "의미를 깨닫는다"는 것은 모두 외부의 자료를 수용하는 데 있어 "의미관점"을 활발하게 사용하여 외부의 자료들을 해석하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은 사실상 언어라는 시스템을 통해 구체화된다. 사과를 인식할 때 이미 거기에는 "사과"라는 언어로 제한된 의미가 부여된 또는 분류categorized된"사과"의 개념을 수용하는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비트겐쉬타인을 좀 공부해 놓을 것을 그랬다. 소쉬르로 부터 시작되는 언어사회학/기호학의 기본 개념을 배워둘 필요가 있다. 랑그와 빠롤, 그리고 기표와 기의를 구분하고자 했던가? 랑그는 빠롤이 가능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기의와 기표의 관계는 사물과 단어가 아니라 개념과 청각이미지와의 관계이다.

아무튼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언어가 역사와 사회를 통해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의미관점은 사회의 산물이며 문화적 상황에 항상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조선시대의 상인과 현대의 비즈니스맨은 언어만 다른 것이 아니다. 의미는 선언어적으로는 prelingustically 상황과 상징적 모델들을 통해, 그리고 (직접적으로는) 언어를 통해 구성된다.

의미관점은 새로운 자료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데 일정한 구조를 따르게 하며 수용된 경험은 다시 의미관점을 재형성하고 확장시킨다. 배움이라는 것은 이러한 과정들 속에서 기존의 의미관점에 커다란 변화가 올때 일어난다. 이미 구성화된 의미관점들, 선입관, 가정, 전제, 종교적 신념과 정치적 입장, 사회적 상태와 교육된 이해들의 복잡한 의미관점들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매저로는 이를 관점의 변화perspective transformation라고 지칭한다.

배움은 해석의 변증법적 과정이다. 이미 가지고 있는 의미관점을 통해 대상들이나 사건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변증법적 과정이다. 보통은 이미 형성된 의미관점을 가지고 현재 사건이나 대상을 해석한다. 그러나 변화학습은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지나간 과거의 경험을 재해석하여 결국 과거 경험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관점을 창조해 낸다.

배움은 현재 경험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재구성함으로 장래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강화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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