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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2009

존재와 제 4의 힘

"사실,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그가 하나의 존재라는 사실과 그가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고 있는가 하는 사실을 지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그의 존재를 존재 자체에 개방하는 것이다."
Loder, J. (1981), p.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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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존재한다는 것은 내가 왜,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묻고 있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하면 나는 끊임없이 내 내면적 자아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삶의 환경에 대해 의미를 부과하고 그 관계를 설명하며 더 가치있고 의미있는 관계를 구성하기 위해 투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고민하고 투쟁한다, 따라서 나는 존재를 확인한다.

존재의 의미를 위해 투쟁이 필요한 이유는 자아와 환경이 존재를 파괴하며 무의미하게 만드는 죽음의 실체로 작용하기 때문이며 이 "제 3의 힘"을 극복하기 위한 인간영혼의 투쟁은 바로 "제 4의 힘"을 갈망한다. 나는 갈망한다, 따라서 나는 존재를 소망한다.

제 4의 힘은 죽음을 극복하며 뒤틀려진 세계와 자아를 재구성하는 새로운 질서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제 4의 힘을 통해 나는 존재하기를 포기하지 않으며 존재를 확신한다. 따라서 나의 존재는 비존재를 극복하고 존재를 영속화할 수 있는 추동력을 얻는다. 나는 제 4의 힘을 믿는다, 따라서 나는 존재한다. 영원히.

bk

11.05.2009

존재하기 위한 용기

용기란 非存在의 사실에도 불구하고 존재에 대해 갖는 자기 확신이다.
- Paul Tillich, Courage to be, 155

인간은 존재적으로 영원한 죽음, 궁극적 허무와 무의미, 철저한 죄의식이라는 염려에 포로되어있다. 용기란 이러한 거부할 수 없는 존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믿는 신앙으로 자아를 긍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용감한 사람은 자신이 하나님께 용납되었다는 사실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며, 그래서 하나님을 신앙함으로 얻게 되는 존재의 힘은 비존재가 가져오는 허무와 공허, 그리고 죄의식을 부수는 존재의 용기가 된다.

11.03.2009

선배로 부터 듣는 리더십 훈수

리더의 책무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자신보다 훌륭한 사람들과 팀으로 일하는 것입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이세상에 아무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일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와 다른 사람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부류의 사람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세운 후에는 그들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어야 합니다. 덴버 세미나리를 떠나올 때 학교의 전통에 따라 초상화를 찍을 것을 제안받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완강히 거절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팀으로 일했고 인정을 받아야 한다면 팀 모두가 인정을 받아야 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 초상화 대신 함께 일한 팀사진을 건다면 승락하겠다고 했더니 실무자들은 무척 난감해 했고 이사들은 화를 내었습니다. 이상하죠? 리더가 팀으로 일한다는 것은 리더의 존재적 전제조건이기도 합니다. 팀이 없는데 무슨 리더가 존재한단말입니까? 좋은 리더가 있다는 것은 좋은 팀이 있다는 전제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좋은 팀의 핵심은 유기적 다양성과 하나됨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리더는 모든 것을 다 잘하려는 교만한 이상을 내려 놓아야합니다. 즉 리더는 전략적인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이것은 개인의 리더십 스타일에도 해당되겠지만 또한 조직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모든 부서가 A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자원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이상적으로는 모든 부서들이 보통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면 좋겠지만, 리더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몇가지에 신중하게 계획된 에너지와 자원을 집중해 탁월성을 나타내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면 참 이상하게도 나머지 부분들도 같이 개발되기 시작할 테지만, 그렇지 못하면 모든 것이 지리멸렬해 집니다.

전략적 목표세우기는 문제의 핵심을 간파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내가 트리니티에서 박사과정을 하면서 배운 것 중 가장 값진 것은 "문화인류학적 연구조사ethnographical research"방법을 배운 것입니다. 즉 겉으로 드러난 현상의 기저에 감춰진 문제의 핵심을 찾아 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신학과 철학 뿐 아니라 사회학, 심리학, 인류학, 문화학등을 배우지 않습니까? 어떤 한 현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복잡다단합니다. 리더는 단편적인 이해를 가지고 현상을 해결하려 하면 안됩니다. 보이는 현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잠재된 다른 문제들을 부상시켜 어려움을 가중시키기 때문입니다. 리더는 현상을 가져온 더 근본적인 수준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훈련해야 합니다. 이런 능력은 경험이 쌓인다고 저절로 갖추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의도적이고 깊이있는 대화와 진지한 토론이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팀 모두가 이러한 자질을 갖추도록 함께 배우는 문화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바로 이런 점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리더십의 덕목이 요구됩니다. 이것은 왜 Trinity 의 EDS program이 전 세계의 수많은 리더들에게 영향을 미쳤는지와 연관됩니다. 리더는 기본적으로 배우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리더는 항상 배워야 합니다. 여러분이 귀에 따갑도록 들었겠지만 배움learning은 혼자하는 지식 습득으로서의 공부study가 아닙니다. 배운다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사고 패턴을 교정하고 확장해 가는 과정입니다. 필연적으로 자기 생각의 습관과 틀을 비평적으로 성찰해야 합니다. 내 방식을 고집하는 것, 자신의 직관을 의심하지 않는 것, 듣고 이해하고 질문하기 보다는 지시하고 설명하고 통제하는 것, 의사소통이 권위적으로 되는 것, 홀로 스타가 되어 사람들의 칭찬과 인정을 받는 것, 이 모든 것들이 리더들이 진정한 "배움의 자세"를 잃어 버렸을 때 나타나는 부정적 증상들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차원의 일들을 계획하고 계십니다. 그분의 꿈과 비전이 (내 것이 아니라) 현실화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고정된 사고체계가 배움의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교정되고 확장되어야만 합니다. 이런 점에서 리더는 모든 상황과 환경, 특별히 하나님이 함께 두신 동료들을 통해 심각한 자세로 배워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리더에게 요구하시는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리더는 하나님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들은 우리를 낙심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리더들은 끊임없이 이러한 도전의 한복판에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역설적으로 리더들은 책임감responsibility을 통해 힘을 얻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그 책임을 감당하라고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그 모든 도전들보다 크시며 신실하시고 자비로우십니다. 그리고 감당할 힘을 주시고 친히 이끌어 가십니다. 도전이 클수록 책임은 무거워 지지만,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도 더 커지고 감당할 능력도 더욱 강하게 자라나게 됩니다. 하나님 앞에 겸손히 무릎을 꿇을 때 책임을 통해 힘을 얻게 되며 배움에 대한 "용기"와 "확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하나님이 디자인하신 일련의 교과과정(Curriculum)이니까요. 그리고 그 교과과정은 언제나 완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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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니티 신학대학원과 대학교에 신임 총장으로 부임한 Craig Williford는 덴버 세미나리의 전 총장이었으며 오랫동안 지역교회를 목회하기도 하였다. Ted Ward, Linda Cannell, Warren Benson, Perry Downs의 지도로 성인교육과 영성개발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가 선배로서 EDS Advisee Meeting 에 시간을 내어 참석하였고 함께 피자를 먹으며 나눈 대화에서 연륜있는 크리스찬 리더의 깊은 통찰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내가 배운 것들이 장래에 어떻게 쓰여질 것인가에 대한 한 모델을 보는 것 같아 기뻤다. 여러 질문과 대답을 통해 진술된 내용을 나름대로 요약 정리 각색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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