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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9.2011

참을 수 없는 개인 비전의 변덕스러움

"When there is genuine vision (as opposed to the all-too-familiar “vision statement”), people excel and learn, not because they are told to, but because they want to. But many leaders have personal visions that never get translated into shared visions that galvanize an organization”  
Senge, Peter. 2006. The Fifth Discip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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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민족은 가치 공동체로 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익성만 남으면 온갖 이론을 끌어들이는 싸움을 하게 됩니다. 다양한 이익을 하나로 묶기 위해 모든 사람이 합의할 수 있는 시대의 가치를 제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치를 제도화, 정책화 해야 합니다" 박세일 교수

얼마전 보수세력의 재집권을 위해 한 정치 전문가가 내놓은 충고는  교회 공동체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시대를 초월하는 진리를 선포한다고 하면서도 보편가치가 아닌 개인의 감상적인 꿈을 단편적 프로젝트나 프로그램으로 이루려는 조급함과 산만함은 가뜩이나 이질적인 교인들의 종교적 소비성을 부추겨 진정한 예수공동체의 비전을 빛바랜 허울로 전락시키고 교회를 배타적인 종교적 이익집단으로 변질시킨다. 

개인에게 의존된 비전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천박한 변덕스러움의 가장 큰 문제는 그것이 공동체성의 핵심인 상호적 신뢰관계를 위협해 진정한 의미에서의 연합과 성장을 의도적으로 훼방한다는 것이다. 목적의 달성을 위해, 상황과 필요에 의해 관계가 희생당하는 조직은 더이상 공동체가 아니다.

예수 공동체의 비전은 절대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예수만이 모든 시대를 초월한 영원하고 절대적이며 근원적인 가치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수를 통해서만이 죄인된 인간사이에 희생적 사랑과 섬김의 신뢰관계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며, 이를 바탕으로 진정한 공동체가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예수 공동체의 비전이 "서로 사랑하여 하나됨" (요17)인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교회 공동체에 주어진 예수의 비전이 사명으로 받아들여지는 대신, 개인의 몽상적 이상이 비전으로 오해되고 관계가 목적이 아닌 도구로 대치된 공동체가 보여주는 특징은 바로 변덕스러움이다. 출렁이는 파도처럼 가변적인 개인들의 욕구와 필요가 "하나님의 꿈"이니 "교회의 마지막 사명"이니 하는 구호로 포장되어 선동되는 것을 하나님은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실까?

공동체의 비전이 참되고 진정한 비전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세가지 요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첫째,  공동체의 비전은 공동체원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것을 넘어서 인류의 보편가치에 기반해야 한다. 둘째, 공동체의 비전은 반드시 개인의 비전이 아닌 "공동의 비전"으로 공동체 구성원들이 소유하고 내면화하는 과정을 거처야 한다. 셋째,  공동체의 비전은 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체계를 반영하여 공동체의 문화와 구조를 통해 구체적이고 지속적으로 실천, 평가, 재수정의 과정을 거쳐 발전되어야 한다.

정치인을 비판하는 사람들 조차 "가치공동체"를 운운하는 시대에 살아가는데도 정작 교회 공동체는 자신의 변덕스러움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성찰 없이 따듯한 공동체가 되자고, 소그룹에 열심히 참여하자고 캠페인을 벌이며 우스꽝스러운 영상광고를 만드는데에 힘쓰는 것을 보자니 본말전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고 안쓰럽기까지 하다.

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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