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s

6.24.2009

본회퍼와 윤동주

"The disciples are few in number and will always be few."

Dietrich Bonhoeffer in The Cost of Dicipleship. 162.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마다 기도가운데 떠 올리는 말씀이다. 하나님의 음성을 분별하는 데 있어 조건 보다는 의미를, 의미 보다는 소명을, 소명 보다는 이타적 희생의 사랑을 더 중요한 우선순위로 두어야 한다는 것이 예수를 따르는 제자의 삶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복음이 상품으로 전락해 버리고 기독교가 이익집단처럼 변질되 버린 오늘의 상황에서, 십자가의 희생적 은혜를 값싼 은혜로 바꿔 시장바닥에 팔아먹는 것이 교회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원수라고 절규하던 본회퍼의 외침이 더욱 힘있고 명징하게 들린다. 오늘날 예수의 제자로서 걸어야 할 그 길은 역사상 그 어느 때 보다 좁고 가는 사람이 적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목회자는 맡겨진 양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 놓는 목자여야 한다는 것이 예수의 가르침이라고 믿는 다면 그렇게 살다가 죽을 일" 이라고 말씀하시는 선배 목사님의 한마디에서 윤동주의 "십자가"를 듣는 행복과 기쁨을 맛 보았다.
. . .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붉은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bk

6.19.2009

회개와 배움

To grasp the meaning of "metanoia" is to grasp the deeper meaning of "learning," for learning also involves a fundamental shift or movement of mind.

Peter Senge, The Fifth Discipline, Doubleday, 2006 revised ed., p. 13

배움은 그 깊고 진정한 의미에 있어 "회개"에 상응한다. 진정한 배움은 단순한 지식습득의 피상성에 머무르지 않고 마음과 생각과 감정과 행동의 통전적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와 왔다"는 요한과 예수의 선포는 새로운 사고방식, 새로운 가치체계, 새로운 관점으로의 인식의 전환을 명령한 것이었다. 실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생각의 틀'에 비판적 성찰을 요청한 후에는 예의 새로운 질서에 대한 원리를 선포하는 discourse강화들이 뒤따르며 이를 바탕으로 실제 삶에서 구체적인 행동의 변화와 교정이 촉구된다.
진정한 배움은 근본적으로 마음의 변화이며 더 나아가 전 인격의 통합으로서 "영혼의 변화"이다. 이런 점에서 탁월한 조직은 계속적인 "회개"를 통해 세상과 개인의 의미있는 발전과 확장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조직이라는 Senge의 통찰이 기업 경영의 영역에서 활발히 논의된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다.

나 자신을 포함하여 나의 가정, 내가 속한 공동체가 "회개"하는 공동체인가 생각하고 점검하며 진정으로 회개할 일이다.

bk

6.16.2009

받아들임


"나는 받는 법, 감사하다고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인내와 받아들임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내가 얻어야 할 배움입니다. 사랑을 받고, 보호를 받고, 보살핌을 베푸는 대신 보살핌 받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나는 내가 마음의 주위에 큰 돌담을 쌓아놓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상처받지 않기 위해 설계한 것이지만, 사랑이 들어오는 것도 막았습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로 로스 <인생수업> 중에서

6.13.2009

수용과 견딤

'수용'은 매력적인 단어가 아닙니다. '소비자 만족'이 중심인 시대에 사람들은 직접 메뉴를 살펴보고 원하는 것을 선택하며, 원하지 않는 것을 거절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나 힘든 상황이 찾아오면 환영하지 않습니다. 억지로 받아들이는 것도 어려운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나 힘든 현실을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 여기고 수용하는 것은 더욱 낯설고 불편할 뿐입니다.

'견딤'도 매력적인 단어가 아닙니다. 빠른 변화, 초고속 인터넷, 퀵 서비스 등으로 원하는 모든 것이 신혹히 제공되는 시대에 기다릴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싫증이 나면 쉽게 버리고 새것으로 바꿉니다. 불만족스러운 사람과의 관계나 상황을 오래 견디지 못합니다.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라는 말씀은 무겁고 힘든 부담일 뿐입니다.

그러나 수용과 견딤의 과정이 없으면 온전한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를 뿜는 사람이란 단지 그리스도의 은혜와 사랑을 누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신령한 은사로 능력을 행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수용과 견딤을 통해 주님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을 받아들인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에게서 그리스도의 형상을 보게 되고 그를 통해 복음과 생명이 전해집니다.

이훈 "영성의 길 9"

"이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심과 같이 너희도 서로 받으라" (롬15:7)
"너희 인내로 너희 영혼을 얻으리라" (눅 21:19)
"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가지 시험을 만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 인내을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 (약 1:2-3)